“
이번 사건, 뒤집힐까
”
선고유예 판결을 받고 나오면 마음이 둘로 나뉩니다.
안도감과 동시에 “혹시 검찰 항소가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불안이 동시에 찾아오죠.
특히 성범죄 사건은 검찰 항소가 상대적으로 자주 제기되는 분야라 더 예민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불복 기간 마지막 날이 다가오는데도 별다른 연락이 없다면 이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지는 것도 당연합니다.
오늘은 이런 ‘침묵의 시간’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지금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면 되는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검찰 항소, 실제로 얼마나 일어나는가
제가 검사로 근무했을 때나 변호사로 사건을 다루는 지금이나, 검찰 항소가 제기되는 패턴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판결에 무죄 판단이 포함된 경우, 다른 하나는 선고된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보일 때입니다.
먼저 무죄가 선고된 부분이 있다면 검찰은 상급심 판단을 요청할지 여부를 반드시 검토합니다.
성범죄, 그중에서도 아청법 관련 무죄가 포함된 사건은 거의 자동 검토 단계에 들어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증거 부족을 이유로 한 무죄는 2심에서 뒤집히기 어렵다는 것이 실무 경험상 일반적입니다.
상급심이 기존 결론을 바꾸려면 새로운 결정적 증거가 제시돼야 하는데, ‘증언 외 객관적 증거가 없는 구조’라면 유죄로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구형 대비 형이 과하게 낮다고 느끼는 경우에도 추가 대응을 검토하게 됩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검찰은 징역 1년, 신상공개, 취업제한을 구형했지만 실제 선고는 카메라촬영물 소지 부분만 유죄로 인정되며 6개월 선고유예가 내려졌습니다.
다만 선고유예가 나왔다는 것은 재범 위험이 낮고 정상 참작 요소가 충분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상급심 판단을 요청하더라도 결과를 바꾸기 쉽지 않다는 점을 검찰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 항소기간, 정확한 계산법
형사사건의 항소기간은 민사와 계산 방식이 다릅니다.
민사는 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부터 기간을 세지만, 형사 사건은 ‘선고일 기준 7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7일은 선고 다음 날을 1일로 계산해 7일째 되는 날 법원 근무시간 종료 전(보통 오후 6시 이전)까지 이의 제기 서류가 접수되어 있어야 유효합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내일 밤 12시까지인가요?”라고 물어보는데, 형사 절차에서는 그런 개념이 없습니다.
전산으로 제출하는 시스템도 없기 때문에 항소장은 종이에 작성해 도장을 찍은 뒤 법원 접수계에 직접 제출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보면 상급심 판단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 검사들은 대부분 마지막 날 오후 시간대에 서류를 넣습니다.
따라서 그 전까지 별다른 연락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특별한 위험 신호로 보지는 않습니다.
■ 선고유예 이후 무엇을 더 해야하나
선고유예가 내려진 이후에 피고인이 추가로 할 수 있는 조치는 많지 않습니다.
마음 한편에 불안이 남는 이유는 혹시라도 검찰이 다시 판단을 요구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일 테죠.
그러나 내용을 하나씩 짚어보면 우려할 상황은 아닙니다.
첫째, 아청물 관련 무죄는 증거 부족형이기 때문에 검찰이 2심에서 새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판단을 뒤집기 어렵습니다.
둘째, 카메라촬영물 소지처럼 경미한 유형에서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문제 삼는다 해도 선고유예 자체가 이미 충분한 정상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이므로 형을 높일 실익이 크지 않습니다.
셋째, 피해자 직접 진술 없이 단순 시청 여부만 남아 있는 구조라면 상급심에서 쟁점을 넓히거나 내용을 확대하기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즉, 법리 구조상 검찰 항소가 이뤄지더라도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시면 됩니다.
🚨 지금 단계에서 확인할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번 사건이 상급심으로 넘어갈지를 내부에서 검토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로 항소까지 이어질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이미 판단이 뒤집히기 어려운 요소들이 이미 명확하다는 점도 앞서 살펴본 대로입니다.
둘째, 항소 기간은 선고 다음 날부터 계산해 7일째 되는 날 오후 6시 전까지라는 점만 알고 계시면 충분합니다.
형사 절차는 자정까지 접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마지막 날 근무시간 이전이 사실상 최종 마감입니다.
결국 지금 상황에서는 불필요한 걱정을 줄이고 남은 절차를 차분히 지켜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
- 2025.11 검사출신변호사 추형운